산책, 선유도 골목 카페 le four
며칠 동안 밖에 나가질 못했었는데, 오늘은 나가야지 하고 생각하다 준비를 하고보니 4시였다.
사실 가고싶었던 곳이 있어 갈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흘렀고 내일가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집안에만 있다가는 정말 몸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고 판단.
오랜만에 선유도를 왔다. 밤을 지새고 3시간을 잤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는다.
아마도 움직이지 않아서 라는 생각이 들고나니 오늘은 햇빛도 많이 받고 이곳저곳 돌아다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유도 공원을 향하는 곳곳마다 크고작은 카페들이 늘어서 있었다.
하교 시간이었는지 학생들이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면서 가는 모습이 왜이렇게 정감있고 좋은지
정말 아이들이 너무 이뻐 보인다. 나도 예전엔 저런때가 있었는데 하면서 말이다.
길을 가다가 카페 공방이 보였다. 문은 닫혀 어떤 느낌의 공방인지 알수없어서 아쉬움이 든다.
바로 옆에 작은 카페, 음악이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페를 지나니 그늘이 있는 공원이 나온다.
예전에 학생때 이곳을 왔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면서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새기며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기억을 따라 걷다보니 공원을 지나 육교가 나오기 시작했다.
육교 위 뜨거운 열기가 섞인 바람과 함께 하늘의 구름이 보였다.
간만의 이런느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육교를 걸었다. 하늘이 참 이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던 산과 하늘과 구름 그리고 다리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진에 그 느낌을 담지 못해서 참 아쉽다.
가끔은 이렇게 공원에 나와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면 참 좋을것 같다.
이 동네에 살아서 가끔은 이런 사치를 누릴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곳을 지나왔다.
지나가는 차들.
그리고 구름 나무.
사실 오늘 산책을 하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였다.
오후 4시가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30도를 넘는 기온이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자꾸만 땀이났다.
사실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 한시간 정도 주변을 보고 생각을 하다 돌아왔다.
돌아오는길에 며칠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내 몸에게 사죄를 하면서 뭔가를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밥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밥을 먹을까 했지만 밥보다 그때 만큼은 커피가 간절하게 떠올랐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오는길에 보았던 당산초등학교 옆 골목에 조그만한 카페를 기억해냈다.
골목사이에 있는 카페가 참 좋다. 뭔가 정감있기도 하고 그냥 궁금하기도 했다.
장사를 하기에 좋은 자리도 아닌데 왜 저기에 카페를 낸걸까.
그렇게 다시 돌아온 카페.
작고 아담하다. 카페 이름은 Le four, 불어로 오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귀여운 작은 간판.
세상에나 커피가격이 정말 착하다고 생각했다. 디저트 맛 역시 궁금해지기 시작하면서 문을 열었다.
가장먼저 눈에 보이는 쇼케이스.
카페 내부 모습.
정말로 아담한 공간 쇼케이스와 몇개의 테이블. 사람들이 흔히 자신만의 아지트라는 것을 만드는데 이곳이 딱 아지트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저것은 르 꼬르동 블루. 기대감이 높아졌다.
생각했던것보다 다양한 케익들,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다.
사실 컵케이크가 먹고싶었는데, 컵케이크가 다 빠져서 정말 아쉬웠다. 고구마는 그리 좋아하지 않으므로 패스!
그리고 보이는 귀여운 마카롱.
튀일과 마들렌 등 몇가지 디저트들
자리에 앉아 주문한 케익을 기다리며 카페에 놓여있는 디저트 북을 봤다.
언제봐도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디저트 사진들.
다 먹어버리고 싶지만, 뱃살을 잠시 생각하다가 책을 놓은 사이 주문한 케익이 나왔다.
사실 당근케이크를 먹을까 하다가 베르 오페라를 주문했는데 주인아저씨께서 가나슈 케이크를 추천해 주셨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나는 뭐든 좋았다. 그냥 달달한 것을 먹으면 정말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기에.
엄청나게 맛있다 이런건 아니였지만 맛있었다. 촉촉한 초코시트 사이에 초코 크림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 조금더 촉촉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어쨋든 맛있었고 먹으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커피. 사이즈에 비해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착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16oz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한모금 마시는데 산미가 느껴져서 실패했다 하고 생각하는 순간
끝에서 느껴지는 맛이 좋아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굉장히 좋은 커피 맛이었다. 라떼를 먹으면 정말 맛있겠다 생각하면서
다음에는 꼭 라떼를 주문해야지 스스로에게 다짐까지 했다. 케이크와 함께 꿀꺽 꿀꺽 열심히 해치워버렸다.
나중에는 원두를 구입하고 싶을 정도였다. 내 입에 딱 맞는 커피라고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 뭔가 아쉬워 마카롱을 구입했다.
처음왔다고 한개를 서비스로 주신 주인아저씨, 너무 좋아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며 사진을 찍었다.
산딸기를 추천해주셨고 망고인줄알고 골랐으나 치자라고 설명해주시는 주인아저씨의 말을 듣고 아주 잠깐 고민했지만
결국 이 아이를 선택했다.
마카롱은 색감이 정말 이쁜것 같다. 먹기 참 아깝기도 하고 가나슈의 여운이 남아 당장은 먹을수 없기에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산딸기 마카롱. 집에와서 먹어보니 둘다 정말 맛있다. 또 한번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었다.
며칠동안 답답하고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것 같다.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은 우울해질대로 우울해져버렸지만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결국 달라지는건 아무 것도 없는것 같다.
명확한 결론도 없다. 그렇다고 계속 이러고 있을수는 없기에.
이제 여유를 부릴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 그동안 방 안에서 며칠을 보냈던 시간이 낭비같이 느껴지고 아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기로 하며 오늘의 산책과 골목 카페에서 보낸 귀중한 시간을 뒤로한채
오늘은 제발 푹 자고 내일은 가려고 했던 일산을 가야겠다고 다짐하며, 오늘의 소소한 일상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