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잠시 길을 잃다/스물 두번째 길
가끔은 음악을 오랫동안 듣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평소엔 아무 의미없이 흥얼거리던 노래의 가사가 간절히 와 닿게 된다거나
그 노래에서 나오는 연주에 빠져들게 된다던지.
가끔은 그런 날이 있다.
매번 듣던 음악, 너무나 유명한 노래.
오늘 그 수없이 많은 곡들 중에
유성은이 부른 잠시 길을 잃다를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정말 잠시 길을 잃어버린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일까.
멍하니 몇십번을 들어도 또 듣고 또 듣고 질리도록 들었다고나 할까.
어느 순간 내 길이라고 생각했던 모든게
잘못된 길이었다던지, 가면 안됬던 길이였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My hope Love Sweet Dream'
그냥 그런 생각을 하니까 서글퍼졌다.
'그리 쉽게 떠나갈 거면서 왜 널 좋아하게 만든거야'
015B의 원곡을 유성은이 참 잘 살려 부른 것 같다.
유성은 하면 본인의 곡보다 이게 먼저 떠오르니까 말이다.
며칠전에는 윤하의 '스물 두번째 길' 이라는 곡을 오랫동안 들었다.
처음 나왔을때 부터 그 음반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곡.
그때 상황이 참 그랬던거 같다.
난 어디쯤 가고 있는걸까,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내가 가는 이길이 정말 맞는 길일까
수없이 고민하고 생각했던 나날들.
오랜만에 그 고민을 하게 됬던거 같다. 그래서 이 노래가 너무 듣고싶었던게 아닐까.
윤하의 보이스와 안에 어우러진 그 악기의 소리들이 참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면서 가사에 귀기울이게 만든다.
정말 노래 가삿말 처럼 '시간이 흘러도 이대로 일것 같아' 라는 그 말처럼.
그 당시에 난 내 자신이 아마 나중에도 오랜 후에도 나는 그대로 일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때에 비해 내 자신은 많이 변했고 시간은 여전히 계속 흘러간다.
나는 잘 가고 있는게 맞을까.
내가 선택한 것들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거라고 다짐했고 늘 후회하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 순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 내 모습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
그러나,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까' 라는 윤하의 노래 처럼 늘 그래왔듯, 당장은 힘들고 죽을거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었냐는 듯이 괜찮아졌고 상처는 늘 아물었기 때문에
분명히 괜찮아 질거라는걸 안다.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먹먹하고 슬퍼질까.
너무나 쉽게 괜찮아 진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이상할 거 같다.
현실을 바라보고 앞을 나가야 하는데 그것이 두려워 망설이고 있을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가끔은 내 자신에게 위로를 하고싶을때 들으면 좋은 곡이 아닐까.
늘 언제나 많은 생각과 많은 결정 많은 계획들,
그러나 모든 것은 해답이 없고 결국은 앞으로 나아가고 부딪혀야 얻게 되는 것.
이 인생이라는 험난하고 힘겨운 길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때로는 즐거움과 따뜻함 행복을 찾아가는거
또 그것을 찾게 되고 만나게 되는 그 오묘한 순간.
그것을 바라보며 오늘도 이 길을 걸어가야겠다.
뭐라고 떠드는 건지 참 오늘은 굉장히 정신이 없었던 날이다.
일찍 잘거라고 약속했는데 또 밤을 새버리다니. 이러다 정말 밤 낮이 바뀔까 두렵다.
그리고 내가 힘들거나 우울하거나 즐겁거나 좋을 때에도 늘 좋아해주고 기다려줘서 고맙다.
힘을 주고 용기를 줘서 고맙다. 처음엔 그게 웃기고 이상했는데
이제는 그 마음들이 조금씩 와 닿게 되는거 같다. 고맙다.